* 영화 <미션> *
'마틴루터'가 주도한 종교개혁이 일어나자 보수적인 종교인들은 이에 반발하여 예수회를 만들게 되고, 예수회 신부들은 라틴아메리카에서 원주민들을 전도하는 역할을 하게된다. 이는 스페인 왕실의 특별한 이해관계에 의하며, 라틴 아메리카를 정복하고 개척한 자들에게 스페인 왕실은 특별한 혜택을 주었다. 그것은 '엔코미엔다'라는 공역 제도로서 이 혜택을 받은 정복 이주민들은 인디오 원주민들을 기독교도로 개종시키는 의무를 지님과 동시에 이들에게 강제 노역이나 공물을 요구할 수 있는 제도였다. 그런데 정복 이주민들의 힘이 점점 커지자 스페인 왕실은 이들을 견제해야 할 필요를 느꼈고, 그 수단으로 예수회 신부들의 전교 활동을 적절히 이용하게 되었던 것이다.
예수회 신부들은 초창기에는 많은 순교자들을 낳는 희생을 치르면서도 점차 원주민들의 영혼에 기독교 정신을 심어 나갔다. 그들은 원주민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그들의 언어를 배웠고, 원주민 사회의 정치, 문화, 종교, 관습을 이해하려고 들었다. 예수회 신부들은 저마다 의사이자 신부요, 목수이자 음악가, 농부이자 미술가였고, 어부이자 저술가였다. 그들은 단순히 라틴 아메리카의 원주민들만을 교화시킨 것이 아니라 라틴 아메리카라는 대륙의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 나가고 있었다.
예수회 신부들은 잔악한 노예상인들로부터 원주민들을 보호하는 자치구역을 만들었고 많은 도망노예들이 이곳으로 탈출해 왔다. 영화<미션>의 배경이 된 산 미겔 지역의 경우 90%가 이런 원주민 보호구역으로 이용되었다. 이 공동체는 약간의 개인 재산을 허용했지만 기본적으로는 공동 생산을 경제적 기반으로 하였다. 물론 기독교적인 가르침에 반하는 원주민들의 생활양식은 기독교적인 제례로 대체되거나 사라져갔다. 이런 원주민 보호구역이 흥성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정복 이주민들과 노예상인들의 집요한 공격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예수회의 활동은 정복 이주민들의 반감을 불러왔고, 정복 이주민들은 시시때때로 원주민 보호구역을 무력으로 공격하는 일이 잦았다. 실제로 예수회 신부들은 스페인 국왕의 승인 아래 무장을 허가받아 정복 이주민들과 전쟁를 벌인 적도 있었다.
영화 <미션>은 바로 이런 시대적 배경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1750년 스페인과 포르투갈 사이에 영토를 교환하는 새로운 국경조약이 체결되었고, 이 조약으로 인해 과라니족은 안심하고 살고 있었던 보호구역을 포르투갈에게 넘겨주고 쫓겨나거나 노예로 살아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결국 이에 항의하던 원주민들과 예수회 신부들은 두 차례에 걸친 포르투갈과 스페인 군대의 무력공격에 학살당하고 만다. 그리고 얼마 후 스페인에서는 예수회 추방이 시작되었다.
<줄거리>
영화는 한 명의 사제가 십자가에 묶인 채 강물에 떠내려 오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그는 거대한 폭포의 물줄기 속으로 사라진다. 남미 오지로 전교를 자청한 '가브리엘' 신부는 단신으로 험준한 계곡과 절벽을 지나 원주민 지역으로 들어간다. 휴식을 취하며 오보에를 불던 중 활과 창을 든 원주민들에게 포위되는 가브리엘 신부. 그러나 원주민들은 공격을 멈추고 오보에에 호기심을 보인다. 이 장면에서 흘러 나오는 음악이 바로 ‘가브리엘의 오보에’이다. 그는 음악을 통해 원주민들과 가까워지게 되고, 신부에게 마음을 연 원주민들은 그를 믿고 신뢰하기 시작한다.
이때 노예 사냥꾼인 '로드리고 멘도자'의 습격을 받아 몇 명의 과라니족 원주민들이 납치당하고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사냥해온 과라니족 원주민을 다른 상인에게 팔아넘기고 집에 돌아온 '로드리고'는 사랑하는 여인으로부터 자신의 동생을 사랑한다는 고백을 듣고 충격을 받는다. 그리고 동생을 우여곡절 끝에 숨지게 만든다. 그러나 죄책감에 시달리던 '로드리고'는 음식을 거절하고 죽으려고 한다. 원주민 지역으로부터 수도원으로 돌아온 '가브리엘' 신부는 원장 신부에게 이야기를 전해 듣고 '로드리고'를 설득하여 원주민 마을로 그를 데려간다. '로드리고'는 속죄하는 의미에서 그가 용병 생활을 하면서 착용했던 무거운 갑옷과 칼을 등에 짊어지고 고행의 행군을 한다. 드디어 도착한 과라니족 마을에서 그는 자신이 학대하고 노예로 사냥했던 마을 사람들에게 용서와 사랑을 나누며 예수회 신부가 된다.
'로드리고' 신부는 원주민들과 융화되어 훌륭한 신부로서의 삶을 살고자 노력하지만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맺은 영토조약은 원주민들이 다시금 노예로 살아가야할 환경에 처하도록 한다. 이에 '가브리엘' 신부는 신의 대리자로서 원주민들의 영적인 평안을 주기 위해 기도와 무저항의 길을, '로드리고' 신부는 원주민들에게 현실에서의 자유와 믿음을 주기 위해 무력과 저항의 길을 택한다. '로드리고'가 무력으로 저항할 것을 결심하고서 '가브리엘'에게 축복해줄 것을 부탁한다. 그러나 '가브리앨' 신부는 "아니오, 만약 그대가 옳다면 신의 축복은 필요 없을 것이오. 그리고 만약 틀렸다면 나의 축복은 소용이 없소. 만약 무력이 옳은 것이라면 이 세상에 사랑이 설 곳은 어디에도 없을 것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난 이 세상에서 살아갈 기력을 얻지 못할 것이오. '로드리고' 나는 당신에게 축복을 해줄 수 없소"라고 말한다.
결국, '로드리고' 신부는 과라니족과 함께 무기를 들고 군대와 맞서 싸우다 숨지고, '가브리엘' 신부는 교회를 지키다 성체를 모시고 나와 마을 주민들과 함께 행진을 하다가 군대에 의해서 학살당한다. 예수회 신부들을 설득하기 위해 교황청에서 파견된 주교는 교황에게 다음과 같은 보고서를 쓴다. "교황 성하, 이리하여 신부들은 죽고 저만 살아남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죽은 자는 저이고 산 자는 그들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교황 성하, 죽은 자의 영혼은 산 자의 기억 속에 살아남기 때문입니다." 결국 몇몇 살아남은 과라니족 아이들은 배를 타고 더 깊은 정글로 숨어 들어가고, 영화는 '빛이 어둠을 비춰도, 어둠이 이를 깨닫지 못하더라'라는 요한복음 1장 5절이 자막으로 흐르며 막을 내린다
* 음악 <넬라 판타시아 Nella Fantasia> *
'넬라 판타시아’는 1986년에 개봉된 영화 <미션>의 OST인 ‘가브리엘의 오보에’(Gabriel's Oboe)에 이탈리아어로 가사를 붙여 부른 노래다. 영화음악의 대가 엔니오 모리코네가 작곡. 원제목이 말해주듯 오보에를 위한 기악곡이었는데, 크로스오버 가수 사라 브라이트만이 그녀의 앨범 <Eden>(1998)에 ‘Nella Fantasia'란 이름으로 처음 수록했다. ‘넬라 판타시아’는 ‘환상 속에서’란 뜻이다. 요즘 ‘남자의 자격’에서 합창대회 출전곡으로 선정되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원제는 "Gabriel's Oboe"인 이탈리아 곡으로, 수많은 아티스트들과 그룹에 의해 공연되어 왔다.
Sarah Brightman - Nella Fantasia | 음악을 들으려면 원본보기를 클릭해 주세요.
Nella fantasia io vedo un mondo giusto,
환상 속에서 나는 올바른 세상을 봅니다.
Li tutti vivono in pace e in onestà. 누구나 평화롭고 정직하게 사는 곳을.
Io sogno d'anime che sono sempre libere, 나는 언제나 영혼이 자유롭기를 꿈꿉니다.
Come le nuvole che volano, 저기 떠다니는 구름처럼
Pien‘ d'umanità in fondo all'anima. 영혼 깊은 곳까지 인간애로 충만한
Nella fantasia io vedo un mondo chiaro,
환상 속에서 나는 밝은 세상을 봅니다.
Li anche la notte è meno oscura. 밤조차도 너무 어둡지 않은 곳을.
Io sogno d'anime che sono sempre libere, 나는 언제나 영혼이 자유롭기를 꿈꿉니다.
Come le nuvole che volano. 저기 떠다니는 구름처럼
Pien' d'umanità. 인간애로 충만한
Nella fantasia esiste un vento caldo,
환상 속에서 따뜻한 바람이 붑니다.
Che soffia sulle città, come amico. 마치 친구처럼 도시 안으로 불어오는.
Io sogno d'anime che sono sempre libere, 나는 언제나 영혼이 자유롭기를 꿈꿉니다.
Come le nuvole che volano, 저기 떠다니는 구름처럼
Pien' d'umanità in fondo all'anima. 영혼 깊은 곳까지 인간애로 충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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