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가슴에 낙엽이 지면/ 이채 (낭송 이혜선)
쓸쓸합니다
성큼 다가선 나이앞에 낙엽이 지면
새처럼 구름처럼 노래하던
내 젊은 날의 자유같은 꿈,
그 퍼득이던 날개짓은
허공으로 나부끼는 갈잎 한장에 실려오는 바람이련가
조그많게 접어둔 기억속으로
마른잎 적시는 밤이슬 내리면
저리도록 걸어온 발자욱
잠 뒤척이네
무덤처럼 쌓여가는 한아름의 허무
무슨 재주로 지는 낙엽을 비켜갈 수 있겠는가
얇아지고 추워지는 마음은 서글퍼라
마주앉은 회상으로 불을 지피고 싶은데
말은 있어도 사람이 없는 빈터
생각은 한편의 기도처럼
두손을 잡고 나를 놓아 주지 않는구나
앉아 있기 보다 서 있을 때가 많았고
아침의 기쁨보다 저녁의 슬픔이 많았어도
앞만 보고 무작정 걸어온 꿈만 같은 세월
가을산 노을빛에 저물어가는 내 청춘아
무슨 재주로 오는 밤의 어둠을 막을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