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
옛날 사진 속 젊은이
영락없는 그레고리 팩
영국신사, 가수, 바보로 불리우며
평생 교단을 지킨
이제는 바보만 남았노라 탄식하는 그분
믿음 소망 사랑 잔잔한 미소에 담아
영적 삶의 향기 뿜으시는 그분
시인으로도 살았다
바윗덩이 짐 어머니에게 지워놓고
미수(米壽) 넘어 망백(望百)에 이른 지금
거동만 좀 불편할 뿐
생각의 날 무디지 않다
몰래 감추어 놓은 시에 담긴
야릇한 로맨스
짖궂은 추궁에 홍당무 되어
다만 상상속의 여인이라나?
유언인양 *'나의 마지막 인사' 시 한 수
진즉 던져 놓고
이제 그만 불러 주십사! 간절한 기도
먼 곳 **큰 산 큰 물 그리움인가 ?
지성으로 키운 다섯 그루 소나무
금강송이라 칭하는 당신
우리곁 든든한 산 그늘로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2008년 10월
이 영 순
주 : * 아버님의 마지막 작품 시 제목
** 평양에서 순교하신 이 원창(미가엘)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