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소폰 3
잠실대교 수중보곁에
색소폰 울러메고 서서
멀리 강 건너로 보는 남산,
산은 같은 산이로되 옛보던
그 산은 분명 아니로세
학창시절 북한산 자락
교실 창가에서 손에 잡힐 듯
남쪽으로 보이던 그 산엔
무언가 미지의 꿈을 꾸게하는듯
아지랑이가 아련하였건만,
이젠 그만 시력이 나빠진 탓일까?
수중보 밑으로 떨어지는
물보라 위로는 먹이 찾아 헤메는
물새들의 날개짓이 바쁘고,
어느덧 육십대 노인이 되어버린 나
殘雪같은 낭만 찾아보려
색소폰 선율에
매달려 있노라.
2009년 2월 이른봄에
이 영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