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면
가을이 오면 슈베르트 교향곡 <미완성>에
젓는다.
갓스물 신입생 풋풋한 봄
가정교사로 만난 그 소녀 옥수
나어린 사랑
순수한 스승 책임감이 쌓은 담
그 곁에 옹그려 앉은 목마른 사슴 눈빛, 눈물
외동딸 부모 짙어진 한숨에
빼앗긴 그해 가을
황량한 벌판에 내몰린 허수아비 된 듯
힘없이 무너져 내린 담 곁 사슴 간곳이 없다
어느 가을 동대문옆 문패 바뀐 집 골목길
망부석
헤어진 후 일년쯤 도봉산 자락 먼발치
외로이 서있던 마지막 그녀 모습
그대로였다.
가을이 오면 <미완성> 교향곡에 젖는다.
2008년 9월 가을 문턱에
이 영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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