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한국인의 얼

검선 2010. 4. 19. 16:09

  한국인의 얼


한국은 최근 국력이 세계 10위(Top Ten)권에 근접해 있는 막강한 나라로 성장되었고, 이제는 한국인이 세계 어디에 가서도 기죽지 않고 활동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지난 반세기 동안 수많은 선배들과 함께 우리들이 이루어 놓은, 소위 민주화와 산업화의 덕분이라고 생각된다.

우리가 민주화와 산업화의 꿈을 일구어 낼 수 있었던 것은, 근본적으로 한국인의 얼이 그 바탕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요즈음 얼빠진 사람들의 언행이 종종 우리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우선 지나치게 외국어를 혼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방송매체에서 그렇고, 신문 잡지, 산업현장, 병원 등 모든 분야에서 외국어가 너무 남발되고 있다.

그 옛날에는 중국어가 그랬을 터이고, 한 때에는 일본어가 우리의 생활 곳곳에 파고들어서 판쳤는데, 요즈음은 영어가 지나치게 많이 사용되어, 교육을 어지간히 받은 나역시도 신문이나 방송을 보면서 이해 못하는 말이 많게 되었다.

영어인지 합성어인지도 모르는 회사 이름도 문제다. 민간을 지도해야 하는 국가기관이 오히려 공사이름을 국적불명으로 만드는데 앞장서고 있다. 담배인삼 공사나 몇몇 국영 기업체는 일반인이 잘 모를 영어식 이름으로 바꿔 부르고 있어,  무엇을 하는 기업인지 일반인은 알기어려운 경우가 많다.

어쩌다 그 따위 이름을 가져다 부치는 얼빠진 공무원들이 많이 생겼는지 모를 일이다. 공무원 노조는 정치판에 끼어들 생각만 하지 말고, 얼빠진 고위 공무원들의 잘못을 지적하고 고치는 일에도 열중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나친 기대인지도 모르겠지만___________

일본의 잘나가는 회사 이름을 보라! 요즈음 국제적으로 크게 문제를 일으키고는 있지만, 세계최대의 자동차 생산업체인 도요타가 그렇고, 소니나 마쓰다 등도 일본식 이름을 가지고  자기분야에서 세계를 이끌고 있지 않은가?

다행히 삼성(SAMSUNG)과 현대(HYUNDAI)가 한국이름으로 세계시장에 우뚝 솟아 있어 그나마 우리의 자존심을 지켜주고는 있다. 한국의 유수한 그룹들 중 외래어로만 표기된 명칭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재고하기 바라는 마음 가득하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우리가 우리것을 아끼고 존중하지 않는데, 누가 우리것을 알아주고 우리를 존경하겠는가?

     

한국인의 얼을 잘 지켜 나가려면 무엇보다도 한국어와 한글을 잘 지켜야 하며, 세계사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역사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정치인은 물론 국문학자들과 역사학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보는데, 그들의 활동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 것은, 사실은 그렇지도 않은데, 우리들이 잘 모르고 있기 때문이라면 얼마나 좋겠는가? 


미국에 이민 간 부모를 따라 미국에서  교육받고 변호사가 된 젊은이가 있었다. 그의 어머니가 아들을 미국 주류 사회에  당당히 정착시키고자 영어만 쓰게 하고, 한국어와 한글 교육은 전혀 시키지 않았는지, 그는  한인 사회에 발을 제대로 들여놓지 못하게 되었고, 백인사회에서도 변변히 대우를 받지 못해, 변호사 일거리 확보가 신통치 않았다고 한다. 반면, 한국어 교육을 틈틈이 받은 다른 젊은 변호사들은 한국에 와서 대형 법률회사에 몸을 담아 국제 법률 업무로 엄청난 보수를 받고 있으니, 영어만 할 줄 아는 그 젊은 미국 변호사의 좌절감이 얼마나 컷을 것인가? 어머니의 잘못된 교육때문에 신세를 망쳤다고 원망한 나머지 그만 어머니를 권총으로 사살하고, 자신도 그 권총으로 자결하였다는 슬픈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요즈음 자식들 영어교육에만 매달리는 얼빠진 학부모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사례다.       


3대째 세습을 시도하고 있는 한심한 북한의 주체사상에 얼을 빼앗긴 젊은이들이 많은 것도 걱정되는 일 중 하나다.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부인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체제를 전복시키고자 애쓰는 얼빠진 사람들이 도처에서 날뛰는 듯 싶다.

몇십년의 군사독재에 항거하여 민주화를 외치던 사람들이 3대째 세습독재를 획책하는 북한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며, 오히려 북한정권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일삼는 것은 무슨 까닭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한때 군사정부의 독재에 항거하여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다가 수배되어 오랜 도피생활을 겪기도 하고, 혹자는 체포되어 말못할  고문을 당하기도 하여, 많은 국민들로 부터 존경을 받았던 소위 민주인사들이 군사 정권이 종식된 후  세상이 바뀌어, 권력을 장악하고 나서는 무엇엔가 얼이 빠진 듯 이상한 언행으로 우리를 몹시 실망시키기도 하였다. 그들 중 많은 이들이 혹시 주체사상에 얼을 빼앗겼던 것은 아닌가 하는 의혹이 생긴다.

     

또 얼빠진 사람들의 대표적인 예를 들어 보고자 한다,

요즈음 서해바다를 지키다 희생된 해군장병들과 관련된 예이다. 대통령이 나라를 지키다 순국한 장병들이 수몰된 서해바다 현장에 몸소 찾아 가기도 하고, 수몰된 천안함에 수차례 잠수하여 작업하다가 목숨을 바친 고 한주호 준위에게 문상의 예를 갖추는 것을  정치 쇼라고 비하하는 얼빠진 작태에 경악을 금할 길이 없다. 그래서  2002년 세계월드컵 대회 때 일어났던 연평해전에서 전사한 장병들에게는 위로 한마디 없이 축구경기만 태연히 관람하였던  그 대통령은 정치 쇼를 하지않은 순수한 분이었단 말인가?

나라를 위해 목숨바친 장병과 그 가족들 그리고 그 장병들 덕에 평화롭게 살고 있는 국민들 보다, 북한정권의 비위를 맞추는 일이 더 중요해서 수많은 장병들이 사상되고 고속정이 침몰된 참변이 별일 아닌양  한가롭게 월드컵 축구경기를 관람한 처사가 과연 옳았단 말인가?  그들이야 말로 목숨바쳐 지켜냈던 조국의  부당한 대우로 억장이 무너져내려 그 가족들이 조국을 원망하며 이민가도록 만든 장본인들이 아닌가?     

설사, 정치 쇼라고 하더라도 국가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장병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참사현장을 방문하고, 가장, 아들 그리고 형제를 잃은 가족들을 위로하고, 살아남은 장병들과  국민들을 안심시키며 자부심을 북돋는 일이야 말로 대통령으로서 해야할 너무나 당연한 처사다.

   

국민의 알권리를 내세워 침몰된 천안함의 선체를 숨김없이 공개하라고 나서는 사람들 또한 얼빠진 사람들이다. 정부의 조사결과를 불신하여 이적행위를 불사하고라도, 이를 낱낱이 공개토록 하여 결과적으로 적군에게 무분별하게 알려주게 되면, 결국 천안함과 유사한 함정에 승선하여 임무를 수행중인 장병들이 더욱더 위험에 노출된다는 것을 모르고 하는 얼빠진 짓인지, 아니면 알면서도 모르는 척, 적에게 그 중요한 정보를 알려주고자 하는 짓인지 알 수가 없다. 더구나 그 들 중에는 국정원에서 고위직을 지낸 인물도 있다던데________



좌파든 우파든, 진보파든 보수파든 나라 사랑하는 마음, 겨레와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에 편견이 있어서는 안 될 터, 아름다운 우리말과 우리 한글을 업수이 여기어, 모든 것을 외래어로 포장하려 애쓰고, 국적불문의 이름을 만들어 쓰는 기업인들의 얼빠진 짓도, 국민의 알 권리와 민주화를 팔아 결과적으로 이적행위를 하고자 하는 정치인들의 얼빠진 짓도, 제발 모두들 삼가해 주었으면 한다.

 

나역시 가급적 외래어 사용대신 아름다운 우리말을 찾아쓰며, 팝송이나 재즈곡보다는 우리가곡 우리 가요, 베토벤이나 모차르트 등 외국의 유명한 음악가의 곡보다는 한국이 낳은 위대한 작곡가 윤이상 선생님 작품을 포함한  한국의 유수한 음악가들의 곡들을 즐거운 마음으로 감상하고, 연주도하며, 문학작품도 우리 문인들의 것을 즐겨 읽는 등, 한국인으로서의 얼을 새삼 찾아봐야겠다.

 

더 밝은 내일을 위하여, 그리고 세계의 10위권에 진입하는 통일된 한국을 위하여,

한국인의 얼이여 영원하라!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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